패러럴 그라운즈: 도시의 활력을 만드는 밀도와 공공성
큐레이터: 염상훈, 임진영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 〈땅의 건축, 땅의 도시〉는 땅길, 물길, 바람길 등 지형의 회복과 존중을 이야기한다. 급격하게 성장한 도시에서 자연과 지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도시 공간의 다층적 활용과 유기적인 연계를 고려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도시는 밀도와 공공성의 균형을 고민하게 된다. 게스트시티 전시에서는 물리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다층화한 땅의 구성에서 어떻게 그라운드 레벨의 활력을 살리고, 밀도와 공공성을 동시에 다룰 것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우리가 누리는 도시는 그라운드에서 시작한다. 도시의 활력이 시작되는 지상 1층, 거리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그라운드 레벨, 스트리트 레벨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도시의 공간 구조는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교류, 이벤트, 상업 등 여러 활동이 시작되는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하지만 도시가 고밀화, 다층화되면서 그라운드 레벨은 복잡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그라운드 레벨의 분리와 단절은 도시의 공적 활동을 한정하게 된다.
〈패러럴 그라운즈〉에서는 밀집의 방식이 땅과 밀접하게 연계할 때 작동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밀도를 다루면서 공공성을 늘리는 시도’들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고밀화를 단순히 여러 기능의 수직적 적층으로 접근하는 대신, 그라운드의 의미를 재조명하여 공공의 활동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라운드의 성격을 들여다보고 이를 확장하거나 재구성하는 여러 도시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미 실현되었거나 실현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화려한 결과물 너머의 과정, 즉, 각 주체가 어떻게 서로의 목적과 이익을 공유하고 충돌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조율했는지, 그 작동 방식을 살펴볼 예정이다. 더불어 효용성과 공적 가치를 동시에 다루는 각 도시의 사회적, 정치적, 법적, 행정적 배경을 함께 들여다봄으로써 도시의 작동 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는 각 도시에 함께 생각해볼 질문을 던진다. 고밀도 다층 도시에 던지는 6개의 질문은 전시의 소주제이기도 하며, 그라운드의 개념, 성격, 가치를 묻는 것에서 출발해 밀도와 공공성, 사유재산과 공익을 조율하는 방법, 도시의 단절을 잇거나 새로운 땅을 만들어내는 방식, 다층화한 도시 공간에서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 등을 담고 있다.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거대하고 지난한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랜드마크와 같은 결과물 너머를 주목함으로써 도시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어떻게 공동의 선을 이룰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
(c)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
(Photo) 최용준 Yongjoon Choi